Page 96 - 제주미술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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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동인 “에뜨왈” 099
INTERVIEW
홍진숙 작가
일시 2020. 09. 17 장소 홍진숙 작가 작업실 대담자 이종후, 윤기혁
홍진숙: 에뜨왈은 신성여고 미술부 출신들이 모여 동인으로 결성이 됐는데요, 우리들이 미술실에 자주 모였었거든요. 청소할 때 되면
미술실에 가서 미래를 이야기하곤 했어요. 당시 단체관람 했던 <하노버 스트리트>(Hanover Street)라는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미래에 날짜를 정해서 만나기로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 장면을 떠올리면서 ‘우리도 나중에, 졸업 후에도 만나자’한 거죠.
대신 그냥 만나는게 아니라 ‘작품을 들고 전시에서 만나자’ 했던 게 1982년 1월 23일 4시에 전시 오픈을 하게 된 거예요.
신성여고 교표가 별이지 않습니까? 샛별. 그래서 우리도 우주 공간을 비추는 샛별이 되어보자 하며 에뜨왈이라고 이름을
붙였어요. 당시 제2외국어로 불어를 공부했었거든요. 그래서 에뜨왈이라고 이름 짓고, 지금 거의 40년 이어져 오고 있죠.
이종후: 첫 전시를 했던 전시 공간, 그 때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홍진숙: 솔직히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전시를 한 거잖아요. 전시 공간에서 사람을 만나고 작품을 통해 각자의 내면을 보여 준다는 게
설레지만 어렵고 그런 일이잖아요. 당시에는 아무런 경험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리플렛 처음 만든 거 보면 <에뜨왈 81> 이렇게
되어 있고요. 1982년 1월 23일 4시에 오픈하게 됐는데, 보면 작품이 나와 있는게 아니라 8명의 아주 앳된 얼굴만 나와있어요.
서로 얼굴 보면서 ‘야 네가 예쁘게 나왔네’, ‘내가 예쁘게 나왔네’ 하면서 이야기했던 기억이 나요. 첫 전시 이후에 우리들은
인생의 동반자, 예술적 동반자로서 지금까지 이어오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종후: 당시는 신성여고 미술부로 동인이 결성되었습니까?
홍진숙: 그렇죠! 미술부였고, 고영석 선생님이 학교에 오셔서 미술부를 결성하고 굉장히 의욕이 많았어요. 당시 학생회관에서 미술부
전시도 했고, 타 학교 그림 그리는 남학생들도 와서 보고 사진도 찍고 그랬던 기억이 나요. 사진 자료들이 좀 남아 있습니다.
이종후: 에뜨왈 결성 당시 고영석 선생님께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