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제주미술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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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2020 제주미술제 ‘동인의 창립과 모색’
개최하는 계기가 됩니다. 관점이 기획한 기획전으로는 1985년도에 제주에서 처음으로 <1회 남부현대미술제>를
했어요. 1987년도에 구상, 추상 모두 합쳐서 <제1회 제주자유미술제>를 했는데, 지금 제주미술제의 전신이죠.
이종후: 그렇다면, <제주자유미술제>가 <제주미술제>로 가는 여정이 궁금합니다.
김순관: 1987년 7월에 <제1회 제주자유미술제>가 한명섭 작가가 관장으로 있는 동인미술관, 한국투자신탁회관, 가톨릭회관
세 군데에서 개최되었어요. 2회 때까지 진행되었죠. 근데 당시 신천지미술관이 개관하고 기당미술관도 7월에
개관했고, 제주조각공원도 개관하고 제주 출신 작가들이 국제대회 대상을 받고 그런 분위기에 있었어요. 또 1988년에
보롬코지가 창립했죠. 제주자유미술제와 제주미술제를 총망라해서 제주문예회관에서 처음 전시를 하기 시작한 겁니다.
그리고 1991년 11월에 <1회 제주미술제>가 제주문예회관에서 개최됩니다. 78명이 참가한 것으로 기억해요. 탐라
미술인협회(이하 탐미협)의 전신은 보롬코지 작가들이 참여했고 서울에서 활동하는 한라미술협회 작가들이 참여를
하면서 전국에 있는 제주도 출신 작가들이 모이는 페스티벌이 된 거죠. 1993년까지 3회 개최됩니다.
1994년 1월에 탐미협이 만들어집니다. 그해 탐미협이 제주미술제에 참여하지 않았고, 서울에 일부 팀들도 참여를
하지 않았어요. 이후 제주도 미술협회(이하 제주미협)가 중심이 되어서 개최하다 보니깐 40명 정도 참여를 했습니다.
제주미술제가 처음에는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제주 미술의 미래 지향적인 것을 그려보려고 했었는데, 여러 가지
주변의 분위기로 인해서 축소되기 시작하죠. 그래서 1995년도에는 20여명만 참여하는 상황에 봉착하게 됩니다.
이건 추구했던 제주미술제가 아니라 동인 수준입니다. 이후 1996년도에 제주미협에 서예분과가 들어오면서 참여
작가 수가 1회 수준으로 올라가기 시작한 거죠.
이종후: 제주미술제는 24회부터 조직위원회가 구성됩니다. 제주미협 뿐만 아니라 탐미협, 한라미술협회, 미협 서귀포지부
까지 총 4개의 단체가 제주미술제의 조직위원이 되면서 전체 회원수가 400여명이 되었습니다. 최초에 자유미술제,
제주미술제가 추구했던 방향에 맞게 발전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는 어떻게 보면 동인의 시대는 지났습니다.
1970, 80년대 동인의 시대를 지나 협회의 시대, 그리고 지금은 작가들이 개인적인 역량으로 작업을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동인이 갖고 있는 고유의 특성, 힘들이 여전히 유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
하십니까?
김순관: 그렇죠. 과거를 잊어버리면 미래를 생각할 수는 없어요. 제주도 지역 문화의 관계성, 그런 특징이 타지역과 차별화
될 수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벽을 다 허물어야 해요. 동시대인의 유대관계로 어떤 주제라도 모두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고, 제주의 정체성을 찾아서 글로벌 시대로 나아가야 되지요.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