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5 - 제주미술제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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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2020 제주미술제 ‘동인의 창립과 모색’
INTERVIEW
박경훈 작가
일시 2020. 09. 09 장소 각출판사 대담자 이종후, 윤기혁
이종후: 그림패 보롬코지가 창립되었을 당시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더불어 창립배경과 구성원들은 어떻게 되나요?
박경훈: 그림패 보롬코지가 창립 멤버는 대학 동기, 선후배들이예요. 문행섭, 김수범, 부양식, 나, 강태봉, 양은주, 그리고
더 막내 그룹은 허순보 이렇게 있었고, 고혁진은 나중에 합류합니다.
그때가 다들 80년대에 학교를 다녔잖아요. 제주도가 당대적 인식이 느린 편인데, 느린 상황에서 제주도도 80년대
군부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의식들이 서서히 싹트던 시기였어요.
특히, 마당극쪽들은 아주 빨리 문화운동을 시작했어요,
보롬코지는 정확히 얘기하면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이 끝나고 나서 출범했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니까 창립은 1988년도 2월 즈음, 그해 봄에 하는데, 그 당시 저는 군대에 있었어요.
1988년 11월 27일 제대를 했는데, 마지막 휴가 왔을 때 88년도 3월인가 다들 모여서 보롬코지를 창립하자. 이런
얘기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때는 (문)행섭형이 주도로 얘기를 많이 했었죠.
그래서 1987년 6월 항쟁이 끝나고 8월엔가 가톨릭 회관,아니 한국투자신탁회관이 맞아요. 그 당시 전시장이 몇군데
없었는데 그때 지하 전시장에서 바람맞이전을 했어요.
그 전시는 제주도작가들만의 전시가 아니고 전국에 있던 민중미술 작가들의 초창기 작품들을 초대해 전시했어요.
더불어, 연세대 앞에서 바람맞이 춤으로 유명했던 이애주 선생님이 오셔서 춤추고 그렇게 전시를 했어요. 그런데,
그 전시가 경찰에서 탄압을 해 작살이 나요.
그때 출품을 했던 광주작가 두 사람이죠. 전정호, 이상호라고. 이 두 작가 그림이 큰 그림이었는데 하필 전두환
대가리에 꼬마가 오줌싸는 걸 그려 가지고 국가모독죄인지 괘씸죄인지 광주에서 체포됐어요.
전시는 전시대로…. 그 전에 서울에서 했던 전시는 그 당시에는 안건드리다가 사람들의 눈으로부터 멀어지니까 봉쇄를
한거죠. 전정호, 이상호 작가는 체포 후 고문 후유증으로 고생을 많이 했어요. 한 분은 아직도 몸이 불편한데….